이하성 셰프 - 난로 넥스트 펠로우 1호 선정
- 게시판명
- NANRO in Press
- 공개시작일
- 2025.11.26
- 언론사명
- 조선일보
과거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들엔 젊은 일본인 셰프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엔 한국인 셰프들이 곳곳에 자리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욘트빌 ‘프렌치 런드리’의 수셰프 이하성(37)이 대표적이다. 프렌치 런드리는 세계 미식의 거장 토머스 켈러가 운영하는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이다. 프랑스 ‘르몽드’가 “최고의 프랑스 레스토랑이 프랑스 바깥에 있다니!”라고 평한 적도 있다. ‘모수’의 오너 셰프 안성재도 이곳을 거쳤다. 이하성은 최근 한식의 세계화를 목표로 셰프 등 각계 전문가가 모여 만든 비영리 단체 ‘난로학원’에서 미래 K미식을 이끌어갈 인재(난로 넥스트 펠로우) 1호로 꼽혔다. 그를 6일 화상으로 만났다.
이하성은 당찼다. “지역 최고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어떤 것을 배웠냐”는 질문에 “세계 최고”라고 정정하며 답변을 이어갔다. 프렌치 런드리가 세계 최고의 식당이 된 비결을 배웠다는 것. 보통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등은 더 이상 음식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어려워 메뉴를 자주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음에도 이곳은 매일 메뉴를 바꾼다.
비결은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 시스템. 식당에서 길을 건너면 바로 전용 농장이 있다. 이곳에서 상주하는 농부들은 매일 오후 3시까지 당일 최고의 채소, 계란 등을 선별해 리스트를 레스토랑으로 보낸다. 프렌치 런드리는 이를 기반으로 내일 자 메뉴를 쓴다.
식재료를 사용하는 방법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예컨대, 비싼 화이트 트러플을 갈아서 무게를 재는 이유도 “손님이 내는 돈에 못 미쳐선 안 되기 때문”이다. 더 갈아주는 건 괜찮지만 부족하면 안 된다. “처음에 저는 남은 채소·고기 조각으로 직원 식사를 만들었어요. 한국에선 보통 그러잖아요. 여기선 직원 식사 퀄리티가 왜 이러냐고 한소리 들었어요. 먹는 재료 아끼지 말고 아래 직원들이 식재료 손질을 실수하지 않도록 잘 가르치는 게 진짜 비용 관리라고 하더라고요. 세계 최고 식당이 된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하성은 ‘요리계의 하버드대’로 불리는 미국 명문 요리 학교 CIA에 입학하기 전에 한국 대학에서 호텔조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미국 호텔 레스토랑들에서 1년 연수를 하던 중 리먼 사태로 달러 값이 폭등했다. 받은 월급을 쓸 데 다 쓰고도 한국에 돌아오니 수중에 2000만원이 생겼다. 그 돈으로 친구 세 명과 ‘푸드 트럭’을 했다. 평택 중고차 시장에서 개조된 1톤 트럭을 사고 서울 황학동에서 주방 기물을 샀다. 토마토 등뼈찜, 퀘사디아, 홍합탕 같은 음식을 만 원 아래의 가격으로 팔았다. “낮엔 수업을 들었고, 저녁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음식을 팔고 새벽 4시까지는 다음 날 장사 준비를 했어요. 그땐 피곤한 줄도 모르겠더라고요. 지금 생각하면 음식도 장사도 말도 안 되는데 이 경험 덕에 도전하는 데 거리낌이 없어졌어요. 해외 도시를 많이 옮겨 다닐 때도 조금 수월했던 것 같고요.” 이후 한국 대학과 CIA를 졸업한 이하성은 덴마크 ‘제라늄’, 미국 뉴욕 ‘아토믹스’(창립 멤버) 등을 거쳤다.
그동안은 셰프들의 표현으로 ‘직장생활’을 했으나 지금은 ‘오너 셰프’를 꿈꾼다. 내년 봄을 목표로 뉴욕에 자신의 성인 ‘오얏 리(李)’에서 딴 ‘오야트(Oyatte)’라는 레스토랑을 준비 중이다. 창업의 어려움이 나라를 옮겨 다니며 사는 것보다 힘들지는 예상치 못했다. 그래서 ‘후배들의 멘토가 되는 셰프’라는 꿈이 생겼다. 자신의 레스토랑을 차리는 고독하고 힘든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미쉐린 3스타는 꿈을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라고 했다.그는 이곳에서 어떤 요리를 선보일까. “주로 양식에서 커리어를 쌓으며 배운 모든 걸 녹여내는 식당이 될 겁니다. 오야트가 한식이란 카테고리에 갇히지 않았으면 해요. 저도 전용 농장에서 신선한 채소를 가져와서 이하성만의 요리를 할 겁니다. 셰프 토머스 켈러와 대결하고 싶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어떤 요리를 선보일까. “주로 양식에서 커리어를 쌓으며 배운 모든 걸 녹여내는 식당이 될 겁니다. 오야트가 한식이란 카테고리에 갇히지 않았으면 해요. 저도 전용 농장에서 신선한 채소를 가져와서 이하성만의 요리를 할 겁니다. 셰프 토머스 켈러와 대결하고 싶습니다.”
- 기사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943173?sid=103